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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90대 골퍼의 고민 (명량골프vs싱글을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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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작년 보다 안정된 아이언샷과 어프로치 미스가 줄어들어 보기플레이 스코어를 내고 있다. 내가 골프를 시작한 이유는 비지니스 골프를 칠때 남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치기 위함으로 내가 원하는 1차 목표는 달성을 하였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란게.. 90대를 치니 안정적인 80대 스코어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한다. 

 

연습장과 스크린의 평평한 매트에서 치는 아이언샷이 필드의 트러블 라이에서 2-3타씩 까먹게 되니 여러모로 자괴감이 든다. 내가 골프를 더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 어느정도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 라운드 나가는데 30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 시간과 돈을 생각하면 샷이 안되는 날 너무 자괴감이 심하게 온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명량골프로 즐기자 라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나의 성향과 맞지 않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이 된다. 

 

1. 명랑골프로 스트레스 받지 않기

나는 명량골프를 칠 수 있는 성격이 안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마도 나는 골프를 안치게 될 것 같다.

 

2. 싱글을 목표로 지금처럼 열심히 연습하기 

직장인으로서 나름 골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이렇게 연습해야 보기플레이 수준이 유지가 된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 3-4개월 정도 어디 짱박혀서 하루종일 골프만 치면 80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원하는건 한번 80대 치는게 아니고 꾸준한 80대니까 결국 계속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럼 1과 2사이에서 어떻게 밸런스를 찾을 수 있을까? 골프를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내가 이렇게 많은 시간과 돈을 쓰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못치는거지?로 부터 오는 자괴감이다. 퍼터나 어프로치 미스는 원래 못하는 거니까 그렇다 쳐도 말도 안되는 아이언 땅볼이나 생크가 나오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예전보다 나아진건 예전엔 한번 생크가 나기 시작하면 그날 라운드는 망한거였지만 지금은 몇가지 포인트를 생각하며 다시 수정할 수 있다는 것 이다. 그럼 실력이 늘긴한건데 왜이렇게 기분이 좋지 않을까?

 

결국 나의 조급함과 욕심이 문제인 듯 하다. 골프는 4명이 같이 하는 스포츠인데 동반자의 실력은 제 각각 다르다. 나와의 싸움이지만 동반자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나보다 잘치는 사람과 치면 절대적인 샷은 비슷하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못치는 기분이 들고 못치는 사람과 치면 상대적으로 잘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의 조급함은 그 오류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좋아진 부분을 생각하면 되는데 망한 샷에 대해 집착하게 된다. 

 

열심히 하지만 마음을 내려 놓는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을 골프를 하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필드에서 원하는 샷이 안나오면 골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골프로 먹고 살 것도 아닌데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것이 한심하게도 느껴진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나는 망한 샷을 생각하며 다시 연습장으로 간다. 연습장에서 연습하면 이렇게 잘 맞는데 필드에 나가면 왜그러지? 잔디밥이 부족한 것 같아 더 자주 나가고 싶지만 돈을 생각하며 월 1회 좋은 골프장 가는 것도 나에겐 충분히 누리는 것이지 생각하며 현실과 이상 사이에 망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 골프에 관한 글을 올린다. 이 정도 수준이면 정말 골프에 중독된 것 아닐까?

 

이런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90 이내를 치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 시점을 극복해내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80대에 가는 것인데 나는 조급함에 무너지지 않고 내 페이스를 지키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하나의 망친 샷이 내가 연습한 시간들을 부정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 샷 또한 나를 성장하게 해준다고 생각하자. 그래야만 내가 골프를 즐겁게 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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