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본격젹으로 시작한 것은 2020년으로 이제 만 4년이 넘은 듯 하다. 골프를 배우는 기간 동안 즐거움 보다는 좌절감, 분노를 더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일단 모든 채가 어느정도 맞기 시작하는데 4년이 걸린 듯 하고 (얼마전 우드를 치는 방법을 알았다) 보기플레이 수준의 골프를 치게되었다. 골프를 하면서 화가 날때는 샷이 말도안되게 무너지는 날이다. 아이언 생크가 나기 시작하면 멘탈이 흔들리며 그 날 전반적인 샷이 무너지기도 하고, 아이언이 또 유난히 잘 맞는 날엔 드라이버가 안맞아서 맘 고생을 했다. 그렇게 라운드를 망친 날이면 그 다음주는 연습장에 가서 또 연습을 한다. 이렇게 반복된 시간이 4년이다.
골프는 항상 나에게 애증의 존재였다. 될 것 같으면서도 안되는.. 어프로치만 잡으면 80대 칠거같은데 그럼 롱게임이 무너지고.. 우드가 기막히게 맞는 날이면 드라이버가 찍혀 맞고.. 아무튼 언젠가는 모든게 다 잘맞겠지 하면서 악으로 버텨왔다. 운동신경이 없어서인지 남들은 깨백도 쉽게 한다는데 나는 3년이 넘게 걸린 듯 하다. 그래서 나는 골프를 진심으로 대하긴 했으나 즐기지는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해왔던 것 같다.
근데 최근에 골프의 고마움을 느끼게 한 몇가지 이벤트가 있다.
회사 업무 압박이 심해지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되었고 비문증이란 것이 생겼다. 찾아보니 별거 아니라는데 눈앞에 벌레같은 것이 계속 떠다니는데 시야를 따라 움직이며 방해하니 참지 못할 답답함이 느껴졌다. 왠지 몸이 망가지는 것 같고 눈이 방해받으니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우울해졌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감이 심하게 왔다. 그래서 일단 몸을 움직이자 생각하고 혼자 9홀을 돌았다. 처음에는 정말 밖에 나가기 싫었는데 막상 나가 보니 샷에 집중하게 되고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떄 처음 느꼈다 골프가 나에게 힐링을 주는 것을. 우울한 일이 있을 때 그것을 이겨내게 하는 좋은 취미가 나에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번째는 사람과의 만남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골프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4명이 모여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골프의 특성상 골프를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얻고 4~5시간 동안의 시간을 함께하지만 골프를 치기 때문에 대화에 대한 부담감도 사라진다. 밥만 먹으면 보통 2시간 정도도 긴 시간이지만 골프를 통해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100돌이는 90대, 90대는 80대, 80대는 싱글을 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90돌이인 나에게 나도 언젠가 싱글을 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스코어에 목매기 보다는 골프 자체를 즐기고자 하고 스트레스가 아니라 힐링이 될 수 있도록 골프에 대한 내 생각을 많이 바꿔보려고 한다. (내 인생 동반자로 더 오래 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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