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통통이와 처음 만났을 때 통통이는 돈이 없었다. 중소 기업에서 일하고 있어 월급도 작았고 모아둔 돈이 없었다. 사귄지 얼마 안되었을 때 통장에 잔고가 5만원이 없어서 싸웠던 기억이 난다. 나를 만나고 나서 통통이는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수입도 많이 올라서 이제 돈도 제법 모았다. 통통이는 나를 만나고 일이 잘풀렸다고 고마워 한다.
나는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했고 회사 생활한지 연차가 되어 모은돈도 좀 있다. 하지만 나는 요리를 정말 못한다. 아니 안한다. 요리는 너무 재미가 없고 먹는거에 큰 즐거움을 못느끼는 나는 요리의 필요성에 대해 잘 모른다. 통통이는 연애때도 나에게 항상 요리를 해주었고 결혼하고 나서 지금도 항상 맛있는 요리를 해준다.
통통이도 집에 들어왔을 때 와이프가 끓여주는 뽀글뽀글 된장찌개가 먹고 싶겠지만 한번도 나에게 그런말을 한적이 없다. 서로 잘하는거 하면 된다고 자기가 하면 된다고 맛있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끓여준다. 내가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하면 장 봐와서 수육도 해주고 김치 삼겹살도 구워준다. 나는 통통이 덕분에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
나는 예전부터 미국으로 주재원을 나오고 싶어했고.. 통통이는 미국에 여행조차 와보지 않은 완전 한국 사람이다. 내가 결혼하고 미국에 가고 싶어 했을 때 통통이도 내심 주저하긴 했지만 나를 위해 미국으로 오겠다는 결심을 했다.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남녀가 바뀐 관계이지만 우리는 이 관계에 대해 서로에게 고마워 한다. 나는 미국에서 통통이가 잘 정착할 수 있게 서포트를 할 수 있고, 통통이도 잘 적응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우리는 4년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고 이 과정을 결실로 만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만큼 우리의 관계도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엄마는 내심 내가 나와 비슷한 조건의 남자를 만나길 원했다. 그냥 그것이 엄마의 기준에서 평범한 결혼의 척도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을 매우 잘 알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관계에 대해 명확한 답을 알고 있었다. 지금은 엄마도 동의한다. 부모님은 자식을 가장 사랑하기에 리스크가 가장 적은 답을 선택한다. (어떠한 경우의 수에서도 리스크가 가장 적어 보이는..) 하지만 나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모두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정한 답을 명확히 알고 있다. 리스크가 있어야 더 큰 결과물이 나오게 되니까. 나는 결혼하고 나서 더 행복하다. 그리고 이 행복이 유지될 수 있게 더 많이 노력할 것이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누구나 생각하는 모범 답안이 나에게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나 자신도 완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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