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에서 내가 주로 읽는 책의 종류는 자기계발, 경영, 심리학, 철학 등인데 오늘 최근 몇 넌 간 읽은 책 중에 가장 울림이 많았던 책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책은 예민한 사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HSP라는 용어를 쓰는데 Highly Sensitive Person이다) 이런 책은 정말 많고 수도 없이 읽었지만 재밌는 점은 예민한 사람의 정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예민한 사람은 항상 신경이 곤두서있고 까칠하고 차가운 사람이다. 하지만 진짜 예민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예민함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숨기며,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둥글둥글하고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라고 한다.
나는 항상 내 성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싶은 사람이고 따뜻하고 깊은 관계를 좋아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나는 가끔 내가 예민한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데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무던하고 예민하지 않다고 한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예민한 사람이었다.
나는 내 자신의 감정 보다 상황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이 중요하고, 다수와 있을 때 모든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진이 빠지곤 한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나에게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쓴다. 회사 사람들과 만남에서 이런 에너지를 많이 쓰다 보니 친구를 만나는 것은 나에게 꽤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책에서도 사람과의 만남을 줄이고 취미 활동에 집중하여 내면의 에너지를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한다.
책에서는 이런 예민한 사람들이 곁에 두는 사람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생각해 보니 내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아래 조건이 만족되는 사람들이다.
1. 어떠한 경우에도 1인분은 하는 사람
2. 정서적 안정성이 높아 늘 한결같은 톤을 유지하는 독립성이 강한 사람
의존성이 높거나 내가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에너지가 급속히 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을 안 하게 되는데 위와 같은 사람들은 내가 같이 있어도 눈치를 덜 보게 되고 또 연락을 하지 않아도 서로 그러려니 하다 보니 자주는 아니더라도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특히 책에서 공감 갔던 부분은 운전에 대한 부분인데, 예민한 사람들은 운전을 통해 들어오는 자극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운전이 스트레스라고 한다. 나도 누군가를 태워서 운전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면 며칠 전부터 계속 신경 쓰이고 불안한데 그게 내 기질적 특성에 비롯한 것 임을 알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내용 중 하나는 눈치가 뛰어난 사람과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의 차이이다. 눈치가 뛰어난 사람은 상황을 읽어 자신을 위해 활용한다면,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은 남을 위해 사용한다고 정의한다. 예를 들면 골프를 칠 때 남편이 나한테 제일 많이 하던 말 중에 하나가 눈치 보지 말고 플레이하라는 얘기였다.
이게 재밌는건데.. 나는 골프를 치면 내 플레이 보다 동반자에게 민폐가 가지 않을까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이다. 초보일 때는 시간 안끄려고 무조건 뛰어다니고, 지금도 연습 스윙 하지 않고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바로 샷을 한다. 동반자 중 느린 플레이어가 있으면 내가 시간을 더 단축시키기 위해 더 빠르게 플레이하고, 퍼터도 빠르게 마무리 하려고 한다. 이러다 보니 가끔은 루틴이 깨져서 잘 안되서 속상한 날들이 있다. 내가 왜 이런가 생각해봤는데 너무 눈치를 많이 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했던 행동들 중 이해되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해소가 되었다. 지금까지는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의문점을 가졌다면 이제는 이유를 알았으니 어떻게 현명하게 컨트롤 할지에 대해 고민하려고 한다. 가끔씩 이런 뜻밖의 행운의 책을 만나게 되는데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내가 한층 성장한 기분이 든다.
지금까지 내가 읽어봤던 예민에 관한 책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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