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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글쓰기

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법의학자 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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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을 울리는 책을 읽었다. 나도 가끔씩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데 많은 시신들을 보게 되는 법의학자가 보는 죽음이 궁금해서 시작했다가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다.

 

결론은 누구나 모두 알고 있는 잘 죽는다는 것은 잘 살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 - 일상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나누고, 내 인생의 유한함을 깨닫고 감사와 소중한 마음을 갖고 생활하는 것이다. 

 

죽음을 접하며 가장 힘든 것은 시신을 다룰 때가 아니라 남아 있는 유가족을 만날 때라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을 한순간에 허망하게 잃은 유가족의 심정을 감히 위로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상실, 갑자기 큰 병을 걸리게 되었을 때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라는 분노가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을 뿐이다.. 물론 참사나 재해 같은 상황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사회가 노력해야 하지만 결국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이다.

 

누구나 죽으며 삶은 유한하다. 어떤 이들은 남들 보다 조금 빠르게 떠날 뿐이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역설적이게 죽음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생각할 수록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는 이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고 잘 살기 위해 고민하는 나를 볼 수 있다.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만약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면 의료 치료를 멈추고 진통제로 남은 일상을 소중한 사람과 보내고 싶다는 말, 그리고 가족의 상실로 인한 너무 큰 슬픔에 오랫동안 잠식 당하기보다는 남아 있는 가족과 남은 삶을 더욱 소중하게 보내기.. 그리고 죽음이 두렵지는 않지만 갑작스럽게 죽는 것보다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길 바라는 것..

 

결국 죽음을 잘 준비한다는 것은 잘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범사에 감사하자. 나의 죽음, 너의 죽음 ,그리고 우리의 죽음.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 어쩌면 그것에 대해 살아 있는 동안 충분히 고민하면 그것이 두려운 무언가가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

 

난 여전히 죽음이 두렵지만, 그래도 죽음을 잘 준비하기 위해 남아 있는 삶을 더 잘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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