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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글쓰기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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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12년차인데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정말 다양한 업무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커리어적으로 보면 일관성 없는 업무 경험 때문에 이직을 하는 포지션을 정하기도 좀 어려운 것 같다.

 

최근에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중간 미들맨으로 여러 사람들의 일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어 일의 진도와 퀄리티가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나오지 않을 때 받는 스트레스인 듯 하다.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일을 조금씩 뗴어주며 퍼즐을 완성해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다들 내 맘처럼 움직여지지 않다 보니 하루 일과중 절반이 기다림과 쪼는 일이다.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정리를 해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즐이 잘 안맞춰지느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여러 부정적 생각이 드는데 자괴감도 든다. 내가 중간에서 무엇을 놓쳤기 때문에 안되는건 아닐까,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항상 나와 합이 잘 맞고 내 맘대로 움직여줄 수 있는 일 잘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더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위로 올라갈 수록 정치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명확히 알고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연차가 낮을 땐 무엇이든 도전해보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일들은 노력해도 안되는 것들이 있다.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파트너와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일이 엎어지기도 한다. 자리를 지키려는 욕심 때문에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회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잘하는 것을 살려나가면서 회사가 아닌 사회에서 그 능력이 필요하게끔 자기개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차가 쌓이면서 나 또한 자리 보존을 위해 목매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까, 내 포지션에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일을 처리하는 것이 좋진 않을까 (나는 이 역할에 맞는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가)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된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나는 나이에 걸 맞는 깊이를 쌓아나가고 있는 것일까. 여러 불확실한 답 없는 문제들이 나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나름 단단하게 쌓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고민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스러운 과정일까 아니면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것일까.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나를 지배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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