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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글쓰기

결혼은 창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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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마흔 수업을 보다가 인상 깊은 구절이 있어 이에 대해 글을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나는 예전부터 강의할 때마다 결혼은 '창업'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주주' 두 명이 만나서 '본사'를 차리고
자녀를 낳아 '계열사'를 만든다. 
(김미경-마흔 수업)

 

나와 남자친구(편의상 통통이로 부르겠다)는 골프 동호회에서 만났다. 썸을 탈 때는 상황을 잘 몰랐는데 연애를 하면서 통통이의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3년간 만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서로를 많이 변화시켰다. 

 

1. 월 수입 증대

 

통통이는 어릴 때 골프선수였다. 개인적인 사유로 골프를 그만두게 되었고 아빠를 도와 음식점을 운영했다. 꽤 큰 음식점이었는데 사스로 인해 음식점이 망했다. 그 뒤로 회사 경험을 쌓고자 골프 관련 회사에서 일을 했고 나를 만났을 때는 작은 골프 대회/시타 운영 스타트업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월 급여는 200만 원 수준이었다.

 

통통이가 모아둔 돈이 없는 상태에서 (다행히 빚은 없었다) 월 급여 200만 원으로는 구체적인 결혼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 통통이에게 골프 티칭을 권유했다. 현 회사는 스타트업 수준의 회사이고 이 회사의 성장만 바라보고 로또를 기대하기엔 통통이의 젊음과 능력이 아까웠다. 통통이는 개인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레슨 하기를 꺼려했다. 약 1년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고 그 시기에 코로나로 인해 골프 대회가 취소되면서 회사 월급까지 밀리자 결국에는 통통이도 레슨을 하는 것에 동의했다. 처음 6개월 간은 통통이와 맞지 않는 연습장에서 고생도 했지만 지금은 좋은 곳을 찾아 안정적으로 월 500 이상 꾸준히 수입을 벌고 있다. 

 

통통이를 보며 두려움의 한 발자국을 내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회사에서 나와서 레슨을 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했다. 하지만 보통 직장인들이 가질 수 없는 본인만의 특기가 있었고 코로나라는 위기가 통통이에게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은 그곳을 나와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것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나 또한 사이드잡을 갖고 싶다고 얘기했지만 말만 할 뿐 실천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금 왜 진작 하지 않았을까 후회된다. 역시 고민이 될 땐 무조건 실행이 답이다. 

 

2. 개인사업자 등록

통통이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볼 영업, 골프 시타 운영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왔다. 내 블로그에 종종 보이는 Truth Golf 관련 글은 통통이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기존 회사에서 운영하던 시타팀을 대표님의 배려로 통통이가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Truth Golf라는 개인 사업자등록을 했다. 레슨이라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는 상태에서 볼영업/시타는 통통이가 앞으로 회사 대표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볼 영업은 수입이 안정적이진 않기 때문에 사이드잡으로 경험을 쌓아가는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고, 시타는 통통이가 10년 동안 쌓아왔던 경험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업체와 추진해 볼 수 있어 회사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두 개 사업이 안정되면 법인화를 시킬 계획이다. 

 

통통이와 나는 Truth Golf를 개인사업자로 같이 만들어 나가며 로고/홈페이지 만들기, 세법 공부 등 하나하나 같이 기초를 쌓아나가고 있다. 나는 회사에서 법인 관리 업무 등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통통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것을 공부하다 보면 동물원 사료에 익숙해져 있던 내가 야생에서 사냥하는 사냥 본능을 다시 깨닫는 것처럼 희열이 느껴진다. 블로그는 이런 나의 모든 활동을 기록해 주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3. 미래 그려가기

우리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같이 살 집을 알아보고 있다. 나와 통통이 모두 부모님의 지원 없이 우리 둘이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해보았다. 난 회사생활을 한지 비교적 오래되었고 저금을 꾸준히 해와서 모아둔 목돈이 있고, 통통이는 모아둔 돈이 없지만 최근 레슨과 Truth Golf를 시작하며 월 소득이 많이 늘었다. 따라서 9억 이하의 집을 사서 5억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아 원금 & 이자를 상환해 나가면 우리 소득을 고려할 때 충분히 상환 가능하여 9억 이하 집으로 자금 계획을 세우고 알아보고 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완화해주고 있고, 부동산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바닥에서 사는 것보다는 적정한 타이밍에 우리가 필요한 실거주 집을 사는 것으로 방향성을 정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둔촌주공 청약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4. 결혼은 창업이다

이 말이 참 좋다. 보통 창업은 공동창업자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부족한 능력을 보완하면서 리스크도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잘되든 잘되지 않든 공동창업자의 불화로 인해 회사가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결혼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창업은 이해관계가 확실하기 때문에 조금 더 견고할 것 같다. 그만큼 신뢰가 더 중요하고 서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요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현재에 더 충실히 살게 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 한 발짝이 너무나 소중하다.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는 사람은 과거에 대해서만 얘기한다고 한다. 우리는 항상 미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마무리하며..

나는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웬만한 유명한 것은 다 보았고 요새 즐겨보는 것은 '나는 솔로'이다. 보다 보면 나와 같은 사람들은 어떤 연애를 하고 싶어 하고,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 하는지 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많이 보다 보니 인기남/인기녀는 이제 쉽게 맞출 수 있다. '가장 어리고 예쁜 여자'가 항상 인기가 많고, '어느 정도 외모가 호감형이라면 전문직 남성'이 제일 인기가 많다.

 

통통이와 나는 나는 솔로에 나가게 되면 인기남/인기녀는 아닐듯하다. 하지만 회사 창업 동반자를 찾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외모 / 경제력이 아니라 내가 하는 사업을 잘 보완하며 서로가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의 여부라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조건이 갖춰진다면 실패 확률은 낮아질지 모른다. 하지만 확률은 확률일 뿐이다. 나는 실패 확률을 낮추는 전략보다 성공 확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했다. 우리가 함께하는 모든 것이 도전이고 그것이 실패하더라도 경험치로 쌓여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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